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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상반기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가 열린다. 늘 최저임금 인상폭을 갖고 노사가 대립한다. 2016년의 경우 노동자 측은 1만원 인상을 주장한 반면, 경영자 측은 동결을 주장하였다.
그리고 늘 그러했듯이 노사 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는 이유를 근거로 공익위원들이 안을 제기하고, 이에 동의하지 못하는 노동 측이 퇴장한 상태에서 7월 16일 새벽, 최저임금이 결정되었다. 올해의 경우 최저임금 1만원에 대한 염원이 강했지만 결국 기존에 비해 440원이 인상된 6,470원으로 결정되었다.
강한 염원에 비해 최저임금이 440원 오르는데 그침으로써 후유증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최임위 노동자위원 9명은 공익위원이라기보다는 정부위원이라는 비판을 받는 공익위원 선출에 대한 제도개선을 강하게 요구한데 이어, 전원 사퇴하였다. 정치권의 반응도 심상치 않다.
여기서 앞의 갈등에 대해 더 언급하고 싶지는 않다. 이곳에서 언급하고 싶은 부분은 약자들을 핑계 삼아 약자들을 더욱 어렵게 하는 결정을 되풀이하는 행태이다. 앞부분의 약자들은 중소영세업체 경영자들 및 중소영세자영업자들이고, 뒷부분의 약자들은 그런 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다.
약자를 이용하여 약자를 어렵게 만드는 논리의 핵심은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인상되면 영세중소업체 및 중소영세자영업자들이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그곳들의 매출액은 누가보아도 작기 때문에 얼핏 보면 앞의 논리가 그럴듯해 보인다.
왜냐하면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필연적으로 임금은 인상되고, 매출대비 인건비 비중이 늘어서 영세업체들의 경영난이 가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걸음 더 나아가 살펴보면 이 논리에 대단히 큰 모순이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제 그 모순을 찾아가 보자. 객관적 수치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중소영세업체 및 중소영세자영업자들의 매출액 증가를 가로막고 있는 부분은 노동자들이 아니라 대자본이다. 모두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중소영세업체들에게 돌아올 몫을 대기업의 오너인 재벌 또는 그 가족들이 납품단가 후려치기, 일감몰아주기와 같은 부당내부거래 등으로 가로채고 있기 때문에 중소영세업체들은 매출을 증가시키기 어렵고, 중소영세자영업자들 역시 대형 유통업자들이 골목으로 진출하고, 체인화하면서 중소영세자영업자에게 돌아올 몫을 가로채고 있기 때문에 매출이 올라가기는커녕 내려가기조차 한다.
모순의 핵심은 어려움의 진짜 원인인 매출액 증가를 가로막는 부분에 대해서는 함구하면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매출액의 극히 일부분이 거기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옮겨가는 것에만 거품을 물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비겁함으로 가득 찬 이 사회는 강자의 횡포에 의해 약자가 피해를 입고 있고, 그 약자 밑에서 일하는 또 다른 약자들이 더 큰 피해를 입고 있다는 사실을 외면하고, 약자의 조그마한 이익으로 인해 그 보다 조금 나은 약자가 망할 수 있다는 것만 부각시키고 있다. 즉, 약자들을 분열시키며 모든 책임을 그들에게 전가시키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개탄스러운 사회이다.
이제 약자가 약자를 괴롭히는 이 잘못된 구도에서 약자들이 벗어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강자가 쳐놓은 구도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약자들은 노동자들의 임금이 올라가면 결국 소비가 증대되어, 중소영세업체 및 중소영세자영업자의 매출증대로 연결된다는 것을 깊이 인식하고 서로 연대해야 한다.
약자가 약자를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 약자끼리 연대하여 강자가 쳐놓은 구도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해야 한다. 시흥스마트허브의 중소영세업체들과 그곳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깊이 고민할 지점이 아닌가 싶다.
shnews j5900@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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