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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의 기분 좋은 칭찬시흥여적(始興餘滴) / 윤민영 목사 (순복음천향교회)
  • shnews
  • 승인 2016.07.02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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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전설적인 화가 ‘단테 가브리엘 로제티’에게 어느 날 한 노인이 스케치북을 들고 방문했습니다. 자신이 최근에 그린 그림들인데 유명한 ‘로제티’의 평을 좀 받고 싶어서 방문했다는 것입니다.

그 노인은 ‘로제티’에게 자신이 조금이라도 예술가로서의 재능이 있는지를 솔직하게 말해 달라고 했습니다. ‘로제티’는 찬찬히 그림들을 살펴보다가 한숨을 내쉬는데 실망스러워하는 기색입니다. 전혀 가능성이 보이지 않았던 것입니다.

‘로제티’는 할 수 없이 최대한 부드럽게 노인에게 솔직한 자신의 생각을 말해 주었습니다. 노인은 실망한 표정이었지만 어느 정도 각오한 듯 그리 놀란 표정을 짓지는 않았습니다.

노인은 다시 낡은 스케치북 하나를 더 꺼냈습니다. 그 그림들도 한번 봐 주기를 부탁했습니다. 자기가 잘 아는 어린 화가 지망생이 그린 그림들이라고 했지요.

‘로제티’는 노인의 진지한 태도에 이끌려 그 그림들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로제티가 눈을 크게 뜨고 관심을 보입니다.

놀랍게도 그 그림들이 아주 좋았습니다. 흥분한 ‘로제티’는 이 그림을 그린 젊은이는 아주 탁월한 가능성을 갖고 있으며 바로 전문적인 화가 수업을 시작하도록 격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노인은 충격을 받는 듯 했습니다. 이상하게 생각한 ‘로제티’는 그 그림들을 그린 사람이 혹시 노인의 아들이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노인이 대답했습니다. “아닙니다. 사실은 이 그림들도 제 것입니다. 40년 전에 그린 것들이지요. 만약 그때 당신같이 뛰어난 화가가 바로 이런 칭찬을 해 주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하지만 아무도 그런 말을 해 준 사람이 없었기에 저는 그때 너무 힘이 빠져서 포기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 말을 하는 노인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습니다.

분위기에 맞는 칭찬이나 책망은 받는 사람의 인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이스라엘사람들은 실수까지 축하라는 독특한 문화가 있습니다. 히브리어로 ‘후츠파’라는 단어는 그 어떤 형식이나 권위에 얽매이지 않고 본인의 의사를 드러내는 정신, 무한 도전 정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모자란 듯하고 예의가 없어 보일 수 있지만, 이스라엘을 창업 왕국으로 만든 근본정신입니다.

세계 100대 첨단기업 중에서 75%가 이스라엘에 연구소나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데, 그 중심에 가정교육과 학교교육을 통하여서 정착된 이 후츠파 정신이 있습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담대한 용기를 심어 주려면, 우리는 실패가 주는 유익을 가르쳐야 합니다.

사회적으로도 좀 엉뚱하다 싶은 행동을 하는 사람을 대범하게 받아 주는 자세도 필요합니다. 실수를 하면 교훈을 주거나 책망하는 우리의 분위기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이스라엘 가정에 있습니다.

아이들이 유리컵을 들고 가다가 실수로 깨뜨렸을 때 우리들은 대부분 “다치지 않았니?”라는 반응이 제일 많을 것 같고, 두 번째가 “내 그럴 줄 알았어” 하면서 조심하지 않았다고 야단을 치거나 심지어 머리를 쥐어박는 어른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의 부모들은 아이들이 실수했을 때 그로 인해 무안해하거나 울지 않도록 미리 방지하는 역할을 충분히 해 줍니다.

비슷한 상황에서 이스라엘 부모들은 “마잘 톱”하면서 크게 손뼉을 쳐 줍니다. ‘마잘 톱’은 히브리어로 ‘축하합니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상을 받아 와도, 실수로 컵을 깨뜨려도 ‘축하한다’고 말해 준다는 겁니다.

심지어 다 큰 아가씨들이 설거지하다 접시라도 깨면 “마잘 톱! 결혼하겠네”라면서 순식간에 축하하는 분위기로 만들어 버립니다.

인생은 실수를 통해 배우고 생각과 가치관을 키워가게 됩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새로운 배움을 얻었으니 축하는 받는 것이 마땅하다는 뜻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야단맞고 움치러 들면 할 수 있는 일도 머뭇거리다 주저 앉습니다.

실수를 했어도 칭찬을 듣고 나면 용기가 생기고 할 수 없을 것 같은 일도 해내는 힘을 얻게 됩니다. 한 번의 기분 좋은 칭찬은 위대한 사람을 만들어가는 힘이 있습니다.

shnews  j5900@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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