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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를 구성하는 국회의원 선거를 마치고 각계각층의 다양한 국민 여망을 담아낼 새로운 국회 개원이 임박한 시점에 터진 몇몇 대형 사건들로 인해 국민들은 경악과 극심한 분노를 느끼면서 현재를 살고 있다.
살인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서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백 수십 명, 아니 더 많은 국민이 사망하였을 뿐 아니라 놀랍게도 그 제품들이 영국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유명회사의 옥시라는 제품과 이와 비슷한 기능의 제품을 만든 몇몇 국내 기업의 제품이라는 소식은 필자의 귀를 의심하게하기에 충분했다.
“도대체 세계적인 기업이 만들었다는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왜 우리나라에서만 피해가 크게 발생했나? 피해 사건은 벌써 수년전부터 시작되었다는데 그동안 보건당국은 왜 방치했었나?”를 비롯하여 꼬리에 꼬리를 문 의문이 일어났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에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어느 화장품 회사 대표의 수백억 원 해외 원정도박 사건 수사와 재판의 전말을 보면서 과연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서도 공정한 수사가 이루어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먼저 제기된다.
돈이 많은 사람은 많은 돈을 주고 소위 전관(前官) 변호사나 거대 로펌에 사건을 맡기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알려져 왔다. 그러나 금 번 해외원정도박사건의 경우 모든 것이 미스터리 투성이다. 언론 보도를 통해 하나씩 둘씩 베일이 벗겨지면서 밝혀지는 전관 변호사의 수임과정과 변론 활동은 혹시나 일반 국민들에게는 가려진 그들만의 법이 시행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한다.
군주나 귀족에 의한 독재 시대에는 법은 권력을 가진 집단이 일반대중을 지배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그러나 시민혁명을 거치면서 민주국가가 성립된 후에는 법은 모든 국민들에게 예외 없이 적용되며 법 위에 군림하는 자는 없다.
특히 큰 기업이나 사회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은 그들의 사회적 영향력을 생각한다면 더욱 엄격히 법을 지켜야 할 책임을 느끼고, 법을 위반한 경우에는 더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한다. 이것이 그 옛날 로마시대로부터 내려오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높은 신분에 걸 맞는 도덕적 의무’가 아닌가.
유구하게 흐르는 역사 속에서 크고 작은 사건들은 늘 발생한다. 아니, 그러한 사건들로 인해 역사는 역동성을 갖는다. 그러한 사건들 중에서 재앙이나 피해가 큰 사건의 결과를 놓고는 원인과 경위를 철저히 살피고 대책을 세워 서 다시 발생하는 불행을 막아야 한다.
금 번 살인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가 이제 시작되려 하고 있다. 뒤늦게나마 밝혀지려 하는 이번 사건의 진실이 어떤 이유로 인해서 가려지거나 왜곡되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한다.
사건의 철저한 수사와 재판을 통해서 진실을 밝히고 엄중한 처벌과 피해 보상이 이루어져서 국가 권력과 그 권력을 행사하는 사람들, 권력 주위에 서성이거나 향유하는 사람들에 대한 극심한 불신과 의혹으로 무거워진 국민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 주어야 할 것 아닌가.
shnews j5900@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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