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도시의 DNA를 문화로 바꿔 시민들을 문화로 흠뻑 적시는 게 ‘코리아 문화수도’ 프로젝트를 통해 이 땅에 없던 새로움, 행복한 충격을 보여 드리겠다”(재단법인 코리아문화수도조직위원회 김석은 이사장)
“코리아문화수도로 선정된 것은 비록 우리 시흥이 지금 당장은 문화인프라와 문화·예술 역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할지 모르지만,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물왕저수지에서 오이도로 이어지는 시흥의 살아있는 생태자원이자 역사자원인 ‘바라지’와 국가공단인 ‘산업단지’에 문화를 접목시켜 우리 시흥시만의 독특한 매력을 한층 더 높여 나갈 것이다”(김윤식 시흥시장)
지난 해 4월 30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16 코리아 문화수도 선포식’에서 밝힌 말들이다.
‘코리아 문화수도’ 프로젝트는 해마다 문화의 서울을 옮겨 문화수도에 1년 내내 문화·예술 관련 공연, 축제, 심포지엄 등을 진행하여 공평한 문화 복지를 누리고 이를 원동력으로 더 나아가 도시재생 등 경제와 사회적 발전을 가져오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이날 선포식에는 김동호 문화융성위원장, 배우 이순재, 건축가 김원, 명창 안숙선 등 국내외 다양한 분야 인사들과 각국 대사 등이 참석해 ‘코리아 문화수도’ 프로젝트의 위상은 물론 대중적인 신뢰도도 제고시켰다.
하지만 대대적인 ‘2016 코리아 문화수도 선포식’ 이후 1년이 지난 현재, ‘코리아 문화수도 시흥’의 현주소는 참으로 부끄럽다 못해 한심할 지경이다.
‘코리아 문화수도’ 프로젝트의 시작은 대단하고 엄청난 문화적 충격으로 자리할 것처럼 설레었다. 하지만 섣부른 판단일지 모르나 현재 상황대로 진행된다면 ‘2016 코리아 문화수도 시흥’의 끝은 흐지부지, 용두사미(龍頭蛇尾)로 마무리될 지경이다.
지난해 4월 ‘2016 코리아 문화수도 선포식’ 이후 시흥시의회에서는 우려 섞인 질타가 잦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리아 문화수도 시흥 작은 연장’ 출범, ‘코리아 문화수도 실시협약’을 체결하고 올 1월에는 ‘2016 코리아 문화수도 시흥’ 조직위원을 위촉하며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듯 했다.
시흥시는 ‘2016 코리아문화수도 시흥’ 사업을 이끌어갈 조직위원회를 구성하며 시흥시의회, 시민사회단체, 지역문화예술계, 외부 전문가 등 각계를 대표하는 26명의 위원으로 위촉했다.
또한 ‘2016 코리아문화수도 시흥’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시흥시는 지난 2월 KCOC 측에 공공청사 내 사무실을 제공, 조직위 직원이 파견 나와 있었지만 이들은 지난 4월 12일 이곳에서 철수함으로써 이제 ‘코리아 문화수도 시흥 조직위원회’는 유명무실하게 됐다.
시흥시는 ‘코리아 문화수도 시흥’이라는 문구 대신 ‘문화도시 시흥’이라 표현하고 향후 법적 분쟁을 의식해서인지 각 동주민센터에 ‘코리아 문화수도’ 로고 등을 사용하지 말 것을 통지했다.
시흥시는 애초부터 시가 독립적으로 계획을 수립해왔고 KCOC와 별개로 6월부터 자체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기존 문화예술 분야 사업 이외 신규사업비 약 15억 원을 들여 기본사업과 연계사업을 병행, 2016년을 ‘문화도시 원년의 해’로 삼는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문화도시로 가자”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시흥문화비전 2030’을 선포, ‘문화역량 강화·문화경험 확대·문화 공감 형성’을 이뤄나간다는 계획이다.
‘2016 코리아 문화수도 시흥’의 현재 모습과 관련한 시흥시와 KCOC의 갈등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당사자들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작을 했으면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 동네 꼬마들도 같이 손잡고 놀다가 각자 헤어질 때는 “잘 가라”는 인사말을 할진데 하물며 시흥시라는 공공기관과 재단법인의 조직위가 가타부타 말도 없이 되는대로 시간만 보내는 모습은 볼썽사납고 도의는 더더욱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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