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지수’ 낮추기

오래 전에 큰 아들이 두 돌이 안 되었을 때의 일이다. 아내와 아기를 안고 지하철을 타고 늦은 시간에 노량진에서 내려서 봉천동의 집으로 가고 있었다.

그 때 나는 구하기가 쉽지 않은 작은 녹음기 소위 워크맨이라는 것을 선물을 받아서 마음이 설레게 좋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며 자랑하고 싶을 만큼 좋았다.

요즘은 작은 스마트폰으로 이어폰을 귀에 꽂고 통화도 하고, 음악도 듣고, 동영상도 보고, 하고 싶은 것을 다한다.

길을 가면서도 이어폰을 끼고 웃기도하며 심각하게도 하며 걷는 모습이 자연스럽다. 그 때 당시는 작은 녹음기를 주머니에 두둑하게 넣고 다니며 귀에 이어폰을 꽂고 다니면 대단히 수준 있어 보였고 있어 보였다.

그렇게 좋아하던 작은 녹음기를 담은 가방을 전철 안에서 보채는 아들과 함께 씨름을 하다가 내릴 때 지하철 선반에 놓고 그냥 내린 것이다.

지하철 표를 내다가 녹음기가 들어있는 가방을 놓고 내린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지하철역 사무실에 가서 노랗게 변한 얼굴로 녹음기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을 물었더니 성의 없이 시큰둥하게 대답을 하면서 앞서간 지하철을 뒤 따라 다음 지하철을 타고 따라 가보라는 것이다.

그 때가 밤 11시가 넘었다. 내가 탔던 지하철은 청량리역으로 가는 것이고 청량리 방향을 향해서 밤 11시가 넘어서 늦은 지하철을 탔다.

청량리에 도착을 해 보니 벌써 12시가 넘었다. 사무실에 가서 자초지종을 말했더니 역시 시큰둥하게 도와줄 마음이 보이질 않는다.

거기까지 가서 포기할 수는 없다는 생각에 간곡하게 사정을 하였더니 내가 탔던 지하철이 차고지로 갔고 차고지까지 가 봐야 한다는 것이다.

차고지는 캄캄하고 아무나 함부로 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역무원에게 사정을 하였더니 역무원이 손전등을 들고 나를 안내하여 주었다.

내가 탔던 지하철을 찾아서 탔던 칸에 가보니 놀랍게도 그 가방이 혼자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내가 그 가방을 보는 순간 눈이 시큰할 만큼 감동이었다.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그 밤에 집에 올 일이 걱정이었다.

그래서 택시비도 없어서 집에 도착해서 택시비를 주기로 하고 집에 왔는데 돈이 들었지만 잃어버린 녹음기를 정말 좋아했고, 힘들게 찾은 만큼 행복감도 높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작은 것에 정말 행복했던 생각에 얼굴에 미소가 흐른다.

작은 녹음기를 찾은 것보다 그 때의 행복한 마음을 지금 잃어버릴 때가 있어 아쉽다.

작은 녹음기를 찾아서 행복했던 그런 행복이 지금 잃어버렸다면 그런 행복을 찾을 길은 없을까 생각해 본다.

“하루를 살아도 행복할 수 있다면 나는 그 길을 택하고 싶다”라는 노랫말이 있다.

사람들은 행복하기를 소원하지만 어떻게 해야 행복한지를 잘 몰라서 방황하고 있다.

부모님이 안 계신 소년 소녀 가장은 남들처럼 부모님이 살아만 계신다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자녀를 낳고 싶어도 낳지 못하는 분들은 아들이든 딸이든 자식 하나만 있으면 행복하겠다고 생각한다. 그런 소원이 이루어지면 행복할 수 있을까? 반문하면 역시 자신할 수 없는 것이 행복이다.

행복은 그런 소원을 이루는 것보다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행복지수를 낮추면 세상이 훨씬 행복해 질 수 있는 것이다.

행복지수를 높이면 아무리 소원하는 것을 이루어도 행복지수를 채우지 못해서 행복하지 못하다. 그러나 행복지수를 낮추면 작은 것에도 행복해 지는 것이다.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남들이 부러워하는 자리에 서 있는 사람이 아니라 이미 받은 것을 행복하게 생각하면 그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성경에서 하나님은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너는 행복한 사람이로다.” 말씀해 주신다. 행복의 이유는 너처럼 하나님의 구원과 은혜를 입은 사람이 어디 있느냐? 는 것이다.

현재 불편한 것도, 마음에 안 드는 것도 있지만 받은 은혜와 복을 생각하고 감사하는 것이 행복지수를 낮추는 것이고 그럴 때 인생에 잃어버린 행복을 찾으며 멋지게 살 수 있게 된다.

이 좋은 봄날에 행복지수를 조금만 낮추고 밝은 햇살처럼 좀 더 행복하소서.

shnews j5900@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