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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4일에 진행되었던 민중총궐기대회를 주최한 곳은 민주노총이 포함된 민중총궐기준비위원회이지만 박근혜 정부는 민주노총을 타겟으로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 그 결과 어느덧 민주노총은 폭력투쟁을 선동한 집단이 되었고, 거기에 참여한 노동자들은 범죄자가 되고 있다.
노동자들 입장에서는 다소 억울할 듯하다. 필자는 노동자들의 억울함을 다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정부가 모든 이들을 다 만족시키며 어떤 정책을 시행하기는 어려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부 정책은 모든 이들에게 공평해야 한다. 그래야 모든 이들이 다소 불만은 있지만 그 정책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정책 시행 결과 소수에게는 이익이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을 것이 예상된다면 그 정책은 공평치 못한 정책이 되는 것이고, 다수의 사람들은 그 정책을 받아들이려 하기 보다는 저항을 택하게 된다.
노동개혁이라는 정부의 정책이 노동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기 위해서는 그 정책의 시행 결과 노동자들의 삶의 조건이 개선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또한 믿음에 회의적이라면 그런 믿음을 갖도록 노동자들과 대화하고, 그들을 설득해야 한다.
그러나 필자가 살펴본 바에 따르면 정부의 노동개혁은 노동자들이 믿음을 갖기 어려운 요소들을 많이 내포하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다수 노동자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해고를 쉽게 할 수 있도록 취업규칙을 변경할 권리를 사용자들에게 주려고 하는 조항이다.
사회복지가 일천하여 ‘해고는 곧 살인’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노동자들이 소위 ‘쉬운 해고조항’이 들어가 있는 노동개혁을 받아들일 수는 없는 것이다. 이외에도 청년실업률 해소에는 거의 실효성이 없으면서 노동자들의 임금 깎는데 기여하는 임금피크제도 노동자들이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조항이다.
이런 상태에서 ‘경제가 어려우니 받아들여야 한다.’며 노동자들을 설득하려면 700조 가량의 돈을 사내에 쌓아놓고 투자를 하지 않는 재벌들에 대한 개혁을 병행해야 하는데, 정부는 이런 노력을 하지 않았다.
즉, 정부의 노동개혁이란 정책은 공평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노동자들에게 믿음을 주기 어려운 정책인데, 정부는 노동자들의 다른 편인 재벌들의 개혁을 다그치는 등 공평성을 갖춘 상태에서 노동자들을 설득하려는 노력은 외면하고, 그들을 나쁜 자들로 몰아붙이며 그저 정책의 수용을 강요하기만 해서 답답하다.
정부 정책이 공평하지 못한 것, 그래서 그로 인한 피해를 다수가 입을 수 있다고 판단되면 그 다수는 정부 정책에 저항을 권리가 있다. 그래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이 존재하는 것이다. 공권력은 ‘요구를 표시하는 집회를 정당한 이유 없이 방해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집시법의 핵심이다.
노동자들 입장에서 볼 때 지난 11월 14일의 민중총궐기대회는 그런 요구를 표시하기 위한 정당한 집회였다. 그렇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정부가 민주노총을 폭력집단으로 규정하고, 참가자들을 범죄시하는 것에 대해 매우 억울해 하고 있다. 충분히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억울해하는 사람들을 억누르며 슬픔을 주는 것이 아니라 억울해하는 사람들의 말을 경청하고 기쁨을 주는 정부가 좋은 정부이다. 부디 좋은 정부가 되었으면 좋겠다.
shnews j5900@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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