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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유불급(過猶不及), 정도가 지나침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말을 생각해 보는 계절이 되었으면 좋겠다.
현재 교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한국조리과학고등학교 교정에 예산을 지원받아 도서관을 신축하면서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학생들에게 가장 친근한 장소로 도서관을 가깝게 느낄 수 있는 무언가를 찾기 위해 한동안 고민했었다.
카페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색깔도 고운 빨간 비치파라솔도 들여 놓고 담당 선생님의 제안으로 흔들의자까지 나란히 놓았다. 아침, 저녁 초겨울의 날씨로 움츠렸는데 오늘은 모처럼의 햇살을 받으며 오전의 한가한 시간 흔들의자에 몸을 맡겨보았다.
의자가 움직일 때마다 흔들거리는 주변 배경들과 함께 눈을 찡그리며 하늘도 올려다보고 때때로 주변 선생님들과 아이들의 눈치도 의식하며 나름의 여유를 만끽하는 짧은 시간을 가졌다. 의외로 자연스런 흔들림에서 경직된 몸이 풀어지고 마음까지도 한결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고 ‘맡기니 편한’ 안락함이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소망을 갖고 있다. 주어진 현실에서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려는 의지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현실과 소망사이에는 갈등이 있게 마련인데 소망을 이루는 것보다는 갈등을 최소화하는 삶의 자세가 중요하다고 본다.
쇼펜하워는 ‘인간이 이미 가진 것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언제나 없는 것만 생각하며 사는 것은 인간의 최대 비극이며 온갖 전쟁과 질병 이상으로 인간을 불행하게 만든다.’고 했다. 인간의 마음이란 권력과 재물과 명예를 많이 소유할수록 항상 부족하며 만족하지 못함을 느끼게 된다.
요즘은 많은 사람들의 몸과 마음이 여러 가지 이유에서 경직되어 살아간다. 더욱이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해 주는 소식보다는 살벌하고 대립된 소식만이 전해지고 있다.
겨울에 문턱에서 몸과 마음도 움츠려드는데 들리는 거라곤 삭막한 이야기들뿐이니 감사와 배려는 없어지고 질시와 분노만이 넘쳐나는 듯해 안타까움뿐이다. 심지어 배려에도 강요된 배려라는 ‘아주라(야구장 홈런 볼을 받은 어른에게 공을 아이에게 주라는 의미)’라는 신조어의 등장은 우리사회의 쓸쓸한 단면을 보여준다.
수능을 치른 학생들은 전쟁이라도 치르듯 성적에 울고, 웃고 해야 하는 현실이 우리의 행복순위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걸음 물러나서 관망하는 것, ‘중용(中庸)’의 미덕을 실천해야하는 시기이다.
깊어가는 가을에 흔들의자의 여유로움, ‘맡기니 편한’ 안락함을 맘껏 누리기를 소망해 본다.
shnews j5900@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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