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유럽 사람들은 18세기 중엽부터 남미에서 감자가 들어와 먹기 시작했다.
감자는 재배가 쉽고 소출량이 많아 유럽의 기아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특히 아일랜드는 주식으로 감자를 먹어 1840년대에 인구가 800만을 넘어 유럽에서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나라가 되었다.
그런데 아일랜드에 갑자기 감자마름병이 퍼져 불과 2개월 만에 전 아일랜드의 감자밭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이로인해 최고 250만 명이나 죽거나 이민을 가야만 했다.
당시 감자마름병이 아일랜드를 초토화 시켰는데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감자를 전국적으로 단일품종 만으로 재배했기 때문이었다.
만약 다양한 유전자를 가진 다양한 종류의 감자가 재배되었다면 이 균에 대해 저항성을 가지는 종류도 있기 때문에 그렇게 큰 재앙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다.
한 사회도 마찬가지이다.
다양성을 무시하고 획일화된 사회는 매우 빠르게 그리고 효율적으로 큰 성과를 낼 수 있다.
그렇지만 획일화된 사회는 단일품종으로 재배된 아일랜드 감자에서 처럼 조그마한 사회변동에도 사회전체가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나치와 파시즘 같은 전체주의 국가의 종말과 소련과 동구 사회주의 국가의 갑작스런 몰락이 이를 증명해 준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만물에는 나름의 의미가 있다. 심지어 악인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선이 악이 될 수도 있고 악이 선이 될 수도 있다.
당시의 주도층이 선이라고 규정되는 것만 인정되는 획일화된 사회보다 다양성이 존중되며 조화와 균형을 이룬 사회가 훨씬 건강한 사회이다.
최근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논란이 많다.
역사는 단지 지나간 과거가 아니라 우리가 기억해야 할 선조들의 경험이고 이를 통해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는 정체성을 형성하고 공감대를 갖는다.
역사에 대한 획일적 교육은 사회전반에 다양성이 부정되어 전체주의 국가로 갈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아이들에게 획일화된 역사를 강요한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며, 많은 뜻있는 학자들이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것이다.
shnews j5900@chol.com
<저작권자 © 시흥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