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생태갯골공원 생태 체험 학습장으로 거듭나

천혜의 자연생태습지 마침내 일반에 공개되다

“축제’로서는 끝이라 해도 갯골생태공원 조성은 이제 시작
방치된 갯벌에서 관광자원의 보고로 활용하는 계기 마련
연일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 속 자원봉사자 활동 빛나

그런대로 잘 보존됐다는 도립공원내 갯골생태와 갯골습지를 개방함으로써 자연생태가 훼손될 수도 있다는 일부 시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흥갯골축제’가 지난 11일부터 15일 까지 5일간 시흥갯골생태공원 일원에서 열렸다. 연일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 속에서 살신성인적인 자원봉사자의 노력으로 진출입로와 주차장 시설 부족, 안전시설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시흥시 대표축제는 큰 사고없이 성료됐다.
이 축제는 수도권 서해안에서 보기 드문 생태의 보고, 갯벌을 활용한 것으로 갯벌의 생태환경과 생물을 있는 그대로 공개하고 폐염전을 복원해 눈으로 직접 보고 느끼는 체험 위주로 진행된다는 시흥시측의 홍보로 예상치의 구경꾼을 끌어모으는데는 성공했지만 많은 보완점을 시사하고 폐막전을 갖게됐다.
하지만 이것이 ‘축제’로서는 끝이라 하더라도 갯골생태공원을 조성하는 과정에서는 시작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그럭저럭 치러낸 축제를 자축할 것이 아니라 무엇이 문제였는지 예산낭비는 없었는지 자연생태를 훼손시키지는 않았는지 등을 냉철히 자성할 때만이 2010년까지 계획된 갯골생태공원연차사업이 성공을 이룰 것이다.
덧붙여 시흥예총과 시흥문화원이 10여년 이상 진행해온 ‘물왕예술제’와 ‘연성문화제’의 지원까지 없애고 기존의 행사와 차별화된 시대표적인 행사로 꾸미겠다는 처음의 계획이 과욕은 아니었는지 또 과욕만큼 명분이 있는지도 살펴볼 일이다. 찾아온 손님의 한여름 땀을 식혀줄 만큼의 차별화를 보지 못했다는 주변의 말을 시흥시는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이번 축제가 열리는 갯골생태공원은 경기도에서 가장 긴 내만 갯골과 염전, 갈대밭, 연꽃단지가 펼쳐져 있어 예술가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칠면초 나문제 퉁퉁마디 붉은발농게 방게 등 염생(鹽生) 동식물을 맘껏 관찰할 수 있는 천혜의 자연생태보고이다. 또한 제방주변에는 아직도 30여개의 소금창고가 세월의 풍파를 견디고 있고 내륙으로 깊게 들어온 갯골은 세계에서도 보기드문 뱀이 움직이는 형태의 사행성 갯골을 형성하고 있다. 서해안과 동일하게 밀물과 썰물이 12시간25분 간격으로 일어나며, 산림청 희귀식물로 지정된 모새달(벼과의 다년초)군락지가 전지역에 고르게 퍼져 있는 등 갯벌생태를 잘 관찰할 수 있는 생태의 보고이기도 하다. 특히, 시는 세계적으로 보기드문 내만갯골의 생태보전 및 희귀 동식물을 보호하고 친환경적 개발로 국가적 명소화, 세계적 관광지화를 목표로 오는 2010년까지 700억원을 들여 공원조성을 완료할 계획을 갖고 있다.
2010년까지 인접 월곶동과 포동의 갯골도 포함시켜 총 45만평으로 넓여 단장되는 시흥갯골생태공원. 경기도가 추진하는 3개 생태공원 가운데 하나다. 공원 완공에 앞서 시흥의 갯골과 염전을 알리고 싶어 현재는 시흥시 장곡동 5만평을 단장, 준비한 것이 시흥갯골축제이다. 『갯골의 바람... 그대로의 사랑』을 주제로 갯골생태 체험행사와 건강체험 행사, 다양한 문화공연 등으로 관객과 하나 되는 생태교육축제로 탈바꿈된다.

■ 우마차와 셔틀버스타고 행사장 입장
시흥시청이나 장곡 중·고등학교에 차를 세운 다음 시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행사장 입구까지 온 뒤, 400ｍ 가량 걷거나 소와 말이 끄는 마차를 타고 들어가면 된다.
행사장을 걸어서 휘 둘러보는데 걸리는 시간은 두서너 시간 정도. 소금나라 등 체험코스를 두루 이용하면 하루 꼬박 걸리기도 한다. 공원 입구엔 한식·분식·패스트푸드를 사먹을 음식거리가 있어 배고플 염려는 없다. 우마차를 처음 타보는 듯 장곡동에서 왔다는 어린 유치원생들이 마냥 신기해하고 즐거워한다. 옛날을 실어나르는 우마차 속에서 미래의 새싹들이 유년의 기억들을 아름답게 수놓았으면 좋겠다.

■ 한여름땀 식혀주는 공연으로 무더위 잊고
공원 가운데에는 특설야외무대가 마련되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공연을 펼치며 한낮의 ‘풍요의 장’을 선사하고있다. 11일 오후 8시엔 ‘SG워너비’ 김병찬 등 인기가수의 개막 축하공연과 오카리나 연주, 물방울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축제기간인 5일동안 갯골인형극과 도전갯골 골든벨이 진행됐고, 11일과 15일 2일간 마술사 김청과 함께하는 갯골마술쇼 ,13일 오후 5시에 갯골 바람 동요제와 같은날 오후 8시에 갯골 영화음악 콘서트, 14일 오후 7시 갯골마당극, 15일 오후 8시에는 시흥시립전통예술단과 중앙관현악단협연으로 이번 축제의 주제인 “갯골의 바람-그대로의 사랑”이라는 공연이 펼쳐졌다.
갯골에 사는 동식물을 소재로 구성된 어린이 인형극과 ‘도전, 갯골 골든벨’은 어린이·청소년을 불러모은다. 자연생태를 재미있게 캐릭터화하여 친구로 태어나게한 인형극이나 퀴즈로 꾸며 아이들에게 환경보호의식을 심어주는 골든벨에 취한 아이들은 한여름의 땡볕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갯바람과 콧가에 맴도는 짠 내음이 유혹하는 듯 갑자기 무대앞의 아이들이 썰물처럼 빠져 한떼의 아이들이 옆의 염전지대로 몰려간다.

■‘써레 밀기’와 머드팩 등 체험교육으로 하루가 짧아
소금창고가 있는 소래염전은 10년 전 문을 닫았다지만 일부가 관광용으로 남아 아이들의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금은 갈대숲을 배경으로 옛영광을 기억하는 목조로 된 낡은 헛간철럼 보이지만 아직도 몇 개의 소금창고 안에는 소금이 쌓여있다. 각종 이벤트에 참여하면 이곳에서 주는 600-1천ｇ의 소금도 받아갈 수 있다. 여기서 써레를 밀며 소금만들기, 소금탑쌓기를 해볼 수 있다. 또 이도 싫증나면 소금의 종류와 효능 등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소금 전시회를 찾기도 한다. 염전앞의 하얀 텐트가 쳐진 체험 행사장에 들어서면 소금물로 그림그리기, 소금으로 눈꽃만들기, 소금 아이스바 만들기, 색깔 소금 만들기, 갯골 그림그리기 및 생물 종이접기, 염색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아이들의 체험교육을 돕고있다. 염전과 바다가 어울려 만들어 내는 자연의 소리도 감상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교육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축제 기간 지하 해수를 끌어올려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높이 0.5∼1m에 100평 규모의 해수탕 2개가 운영되어 해수욕장에 가지 못한 아이들의 열망을 일부 풀어준다. 풀장 진흙탕에서 머드팩을 하는 아이들, 염전의 물속에서 물장구치며 무더위를 식히는 아이들로 염전일대는 하루가 짧다. 모처럼 대자연의 품에서 하루를 보내는 이들을 바라보는 부모들은 이러한 축제가 1회성이 아닌 연속성을 갖고 시흥의 미래가 되기를 간절히 바랬다.

■썰물과 밀물보는 갯골의 신비 감상
돌탑 근처에서는 생태공원 전체를 20~30ｍ 높이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열기구를 타고 노는 아이들과 함께 끝없이 펼쳐지는 내만 갯골을 바라다보면 하루 두 번씩 일어나는 썰물과 밀물의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밀물이 들어올 때는 가까이에서 감상하려다 물에 빠질 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많은 주의를 요하지만 썰물때 만들어지는 갯벌과 갯벌사이의 갯골 머드플랫은 자연생태의 보고라 할 칠면초 나문제 퉁퉁마디 붉은발농게 방게 등 염생(鹽生) 동식물을 맘껏 관찰할 수 있다. 체험행사로 준비된 일명 ‘생명의 뜰’은 축제가 열리는 5일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어, 갯골의 염생식물을 이용한 갯골 오물딱조물딱, 갯골 자연학습등의 행사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 기타 부대행사
축제장 정문입구에는 자전거 대여소를 운영해 자전거 도로를 달리며 연꽃단지를 관람할 수도 있고 갯골산책로를 따라 걸으면서 갯골에 사는 염생 생물을 설명하고 안내하는 ‘갯골생물을 소개합니다’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
시는 이번 축제와 연계해 △시흥시의 또하나의 관광명소로 조성중에 있는 향토유적 제8호인 관곡지의 연꽃단지 일대에서 연꽃음식 시식 및 판매, 연꽃 시험포 등 연꽃과 관련한 볼거리를 제공하게 될 『관곡지 연꽃페스티벌』 △축제 행사장 진입로에서 시민의 건강을 지켜줄 『범시민 건강박람회』를 열고, 13일 오전8시에는 시흥시청~장현천농로~자전거도로~갯골생태공원의 축제 특설무대까지 약 4.5km구간의 시민 건강걷기대회도 개최하여 어른과 아이들 모두가 만족하는 축제의 장을 꾸며놓았다.
한편 시흥시는 이번 축제를 시작으로 지속적인 평가와 모니터링을 통해 단계적으로 기반시설 등 부족한 점을 보완해 2~3년 후엔 시민에게 자긍심을 심어주는 전국 우수축제로 거듭나겠다고 밝히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최길열 기자

최길열 기자 choigr57@hanmi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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