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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상이라면 대부분 어려운 여건 속에도 굴하지 않고 자녀를 훌륭하게 키웠다든가 아니면 자신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억척스런 여성에게 주는 격려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보통 화가라고 하면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개인의 정서함양을 위해 취미로 활동하고, 남을 배려하기보다는 자신의 내면에 귀기우리는 신분을 지칭하지 않던가? 하지만 매화동에 있는 그녀의 작은 화실에서 그녀를 만나고 나서야 의문이 풀렸다.
올해의 시흥시여성상 수상자 복연금(41세)씨. 커다란 덩치에 투박함이 배어 있지만 서글서글 한 눈빛만은 화가적 자질을 드러낸다. 그녀의 개인화실엔 고향의 들과 소나무 숲, 시골풍경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회화작품들로 빼곡히 찼다. 소나무를 그린 풍경화에 드러나는 붓터치가 그녀의 외모만큼이나 시원시원하다.
그녀가 천착하는 모티브는 자연의 빛이 살아있는 고향이다. 충남 청양이라고 했던가, 지금은 기억 속에 존재하지만 다행히 15년 이상을 살아온 시흥이 제2의 고향이 되어 모티브의 연속성을 지탱해준다.
“풍경을 그리다 보면 제가 풍경작품 속에 들어와 있는 착각 속에 빠질 때가 많아요. 풍경과 제가 하나가 되는 것이지요. 이제 시흥의 자연은 저의 영혼이자 제가 돌아갈 이상향입니다. ”
지역의 풍토, 풍물, 지역의 인심과 희망을 아름다운 색채에 담아내어 지역민들과 정서적으로 소통한다는 것은 갈수록 메말라가는 현대인에게 귀중한 청량제로 다가온다.
지역문화를 활성화하고 발전시키는 계기는 거창한 담론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녀가 한땀 한땀 그려내는 시흥의 복사꽃, 폐염전의 갈대꽃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기자는 그의 풍경화를 보면서 시흥이 참 아름다운 도시라는 것을 깨달았다. 거기서 희망을 찾기도 했다.
지금도 개발이익에 도취되어 중장비로 산야를 파괴하고 오염시키는 인간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나마 그녀가 자연의 소중함을 중장비 대신에 붓하나로 일깨워 주지 않는가?
지금 그녀는 하루 3시간 이상은 꼭 그림을 그린다. 중학교때 붓을 잡은 이후 그림은 그의 일상이다. 또 짬을 내어 취향이 같은 사람들에게 화법을 전수하기도 한다. 그녀는 시흥이 있어 행복하고 시흥사람이 있어 든든하다고 했다. 복연금씨는 말한다. “시흥상 수상은 이제 시작입니다. 더 많이 지역에 봉사하고 더 열심히 일하라는 채찍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최길열 기자
최길열 기자 choigr57@hanmi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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