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내부에서 지난 5·31 지방선거에 참패한 요인을 두고 여러 분석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집권여당의 원칙없는 일방적
‘대북 끌려다니기’와 한미동맹의 이완으로 인해 많은 국민이 불안감을 갖게 된 탓”이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한국은 비록 불안한 구석이
없지 않고 아직은 반석 위에 올라 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어떻든 현재 ‘세계 톱11“의 지위에 올라서 있는 경제강국이다. 우리 앞에 있는 나라는
미국, 일본, 독일, 중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스페인 뿐이다.
그동안 한국은 21세기 최첨단 핵심산업인 IT 및
BT(생명공학)분야 선두주자로 올라섰고 조선분야 세계 1위, 대학 진학률과 미국 유학생 세계 1위, 인터넷 가입률 세계 1위, 자동차 전자 철강
등 주요 공업 세계 5위 이내 등 선진국 면모를 쌓아 왔다.
100년 전 하와이와 멕시코로 노동 품을 팔러 갔던 한국인들은 짐승 취급을
받았다. 불과 50년 전만 해도 가진 것이라곤 절망밖에 없었던 후진국 대한민국이 단기간에 세계 수많은 나라들을 제치고 ‘톱11’의 지위에 올라선
것을 국제사회는 ‘기적’이라고 말한다.
동맹과 공조는 종속이 아니다
그런데 노무현 정권이 들어선 이후 국민들은 개운하지 않고 걸리는 게 늘 있다. 이 정권이 ‘화해’와 ‘공존’을 앞세워 북한에 대해 지나치게
호의적인 데 대해, 그리고 이 나라 안보의 대들보 역할을 떠맡고 있는 동맹국 미국에 대해 느닷없는 거부감을 드러내면서 국제적 고립을 자초하고
있는 데 대해 국민들은 불안감을 갖게 된 것이다. 냉엄한 국제정치와 우리 국력의 한계를 외면한 채 집권세력이 앞장서서 허공을 향해 자주를
외쳐오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우리 군은 한미연합사령부 해체 목표 연도를 2012년으로 세워놓고 이른바 ‘전략적 일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시기는 이보다 앞서 늦어도 2011년까지는 이뤄질 전망이다.
국가의 자존과 자주성 확보를
위해서라도 ‘자주외교’와 ‘자주국방’은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지구상에 ‘나 홀로 국방’을 유지하고 있는 나라는 없다. 세계 최강국인
미국조차도 우방 동맹국들과 공조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자국의 안보를 한층 튼튼히 하고 있다. 동맹과 공조는 종속이 아니다.
얼마 전 중국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미국에 가서 수모에 가까운 대접을 받았다. 하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은 후진타오는 여전히 ‘패권국 미국’에 굽히고 들어가는
실용주의를 견지한 다. 중국은 경제발전과 동북아 지역패권 추구를 목표로 하는 국가전략상 미국에 대해 수세적인 입장을 수용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동북아 무대의 외톨이 한국
일본은 미·일 동맹을 넘어 아예 미국과 일본 양국의 육·해·공군을 ‘한 지붕 아래 한 가족’으로 통합하는 최종 로드맵을 지난 4월
워싱턴에서 미국측과 합의, 확정했다. 중국의 지역패권 추구와 일본의 명실상부한 군사대국화, 여기에 미국의 ‘세계적 책임’이 러시아와 충돌할 수
있는 동북아 무대에서 한국은 북한의 위협과 한미동맹의 급속한 이완이라는 불안요소를 안은 채 허공에 떠 있는 셈이다.
우리 정부는 지나친
‘북한 눈치보기’를 “전쟁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핵무기로 무장한 북한의 비위를 건드리면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논리다. 말하자면 흉기
들고 위협하는 흉악범이 무서워 달라는 것 무조건 다 내주고 비위 맞추는 격이다. 이런 식의 ‘국가 자존심과 정체성 상처내기’는 이제 수정돼야
한다. 이제 나라를 제자리에 되돌려 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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